모토로라의 정직성과 사람존중

모토로라의 두 가지 핵심이념
모토로라(Motorola) 사명은 Motor와 Ola(Sound)의 합성어이다. 처음에는 배터리 생산으로 시작하였고, 이후 자동차용 라디오와 무전기 등 무선통신사업분야로도 진출했다. 1969년 암스트롱이 달에 착륙해서 지구와 교신 중 사용한 무전기가 모토로라에서 개발한 것이 알려지면서 모토로라는 무선통신의 대명사로 자리 잡게 되었다. 이후 최초의 상업용 무선통신 전화기 개발 등 최초라는 단어가 모토로라를 상징하는 수식어로 등장했다. 우주에서 지구로 통신한 첫 번째 무선통신 그리고 세계최초의 상업용 무선통신 등 연달아 신기술을 통한 새로운 사업개발을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일까? 회장 갈빈은 그들만의 특별한 신념에 초점을 두고 이를 설명한다. 모토로라의 경영이념이 어떻게 신기술을 통한 신사업의 원동력이 될 수 있었는지를 역사적 사례와 제도를 통해 확인해보자.

 

사례를 통해 본 모토로라의 정직성과 인간존중
모토로라가 무전기를 조립하던 초창기 시절. 생산라인에는 다른 종업원들과 함께 갈빈 회장의 할머니도 일을 하고 있었다. 할머니가 종업원들과 함께 일하는 장면을 매일 지켜보면서 갈빈 회장의 아버지는 특별한 조치를 취하게 된다. 당시는 여성이 받던 임금은 남성의 20% 내외 수준이었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갈빈 회장의 아버지는 남성과 여성의 임금을 동일하게 적용하였던 것이다. 이에 대하여 갈빈 회장은 이렇게 말한다. “나는 아버지가 생산라인을 내려다볼 때마다 다른 종업원들과 함께 일하고 있는 할머니의 모습을 보며 어떤 생각을 하셨을지 알 것 같습니다. 어머니를 극진히 대접하고픈 마음은 인지상정이겠지요."
이 역사적 사건은 분명 모토로라 경영이념의 산물이다. 모토로라 행동강령은 불의에 타협하지 않는 정직성(Uncompromising Integrity)에 대하여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불의에 타협하지 않는 정직성이란 우리의 믿음을 지속적으로 지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는 어떠한 여건에서도 정직성과 공정성, 그리고 불의에 타협하지 않고 ‘옳은 일을 하는 것’에 대한 우리의 신념을 지킬 것이다.” 그렇다. 모토로라는 당시에 만연해있던 여성의 임금수준을 “옳지 않은 일”로 문제삼고, “옳은 일”을 하기 위한 조치를 내렸던 것이다. 또한 이 일은 변함없는 사람에 대한 존중(Constant Respect for People)의 표현이다. 모토로라의 행동강령은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변함없는 사람에 대한 존중이란 우리 자신이 존중받기를 원하는 것과 똑같이 우리도 모든 이를 존중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 모토로라는 자신의 어머니를 존중하듯이 동일한 마음으로 직원들을 존중하는 것이다. 이제, 상상의 날개를 펼쳐보자. 불의에 타협하지 않는 정직성과 변함없는 사람에 대한 존중으로 대접받는 직원들이 서로를 격려하며, 새로운 기술을 찾고, 새로운 사업을 탐색하는 것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반응이 아닐까?

 

제도를 통해 본 모토로라의 정직성과 인간존중
초창기부터 지켜온 모토로라의 두 가지 경영이념은 현재 다양한 제도를 통해 모토로라에 적용되고 있다. 하지만 그 뿌리는 두 가지 경영이념에 기초하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몇 가지 사례를 통해 이를 확인해보자.
먼저, 변함없는 사람에 대한 존중을 반영하고 있는 제도들을 살펴보자. 첫째, 모토로라는 일반적인 서방 기업과는 달리 종신고용에 가까울 정도의 평생직장개념을 가지고 있다. 이는 장기근속자에 대한 존경을 표현하는 것이다. 특히 10년 이상된 장기근속자는 ‘서비스 클럽’의 멤버가 되어 부당한 대우와 해고를 최고경영자에게 직접 항변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짐으로써 평생직장의 개념을 충분히 가지게 된다. 둘째, 모토로라는 빈자리가 생겼을 때 직원들에게 우선적으로 지원자격을 부여하는 내부충원제도를 갖추고 있다. 이는 재직자에 대한 존경의 표시다.
또한, 불의에 타협하지 않는 정직성을 이어가고 있는 제도도 있다. 모토로라는 3달에 한번씩 전세계 현지 자회사에 대한 회계감사를 벌인다. 회계법인에게 용역을 의뢰해 공금유용이나 뇌물수수, 과도한 사업비지출, 부당거래 등을 철저히 조사하고 본사에 보고한다. 또한, 직원들은 차상급자와 인사부서장, 최고경영자까지 대화를 요청할 수 있다. 건의함 제도가 활성화되어 언제 어디서든 최고경영진에 의견을 전달할 수 있다.
이러한 제도들은 사람에 대한 존중을 바탕으로,  문제가 될만한 사항들은 옳은 일을 할 수밖에 없도록 시스템적으로 보완을 해 둔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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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한국남부발전 사보에 기고한 칼럼입니다. 개인적인 용도는 가능하나 상업적 용도로 다른 매체에 기재하는 것은 허락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