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향설정자(Pathfinder)란?
대학을 들어와서 처음으로 농촌봉사활동을 하러 간 적이 있다. 뜨거운 태양 아래에서 하루 종일 감자를 캤던 기억이 난다. 그리곤 저녁에는 마당 한 켠에 임시 전등 하나 달고 한 없이 햇감자를 먹었다. 대도시 출신이라 모든 것이 호기심 천국이었던 나는 전등 주변을 마구 돌고 있는 날벌레들을 보며 “이 녀석들은 왜 이리 전등만 자꾸 돌아?”라며 성가신 마음을 표현했다. 옆에 있던 리더 선배가 이렇게 대답했다. “저 날벌레들은 무턱대고 앞에서 날고 있는 놈만 따라서 빙빙 날아. 앞에 있는 벌레가 돌면 어떤 방향이나 목적지도 없이 그냥 무작정 따라서 도는 거지. 빙빙 돌고 있는 바로 밑에다 먹을 것을 가져다 놓아도 거들떠보지도 않고 계속 돌기만 한데. 이렇게 무턱대고 한 1주일 정도 계속해서 돌던 날벌레들은, 결국엔 굶어 죽어.” 전혀 예상치 못했던 답변이라 지금도 기억에 생생히 남아 있는 것은 내가 그 선배를 진심으로 리더로 존경했기 때문이다.
성공하는 리더들의 두 번째 역할은 방향설정자(Pathfinder)이다. 뒤에서 날고 있는 날벌레들이 아무런 목적도 없이 마구 날고만 있을 때 바로 밑에 있는 먹을 것을 향해 방향을 털어주는 역할이다. 성공하는 리더의 방향설정은 이해당사자 욕구간의 균형 맞추기, 숫자로 표현한 비전 제시, 그리고 이에 따른 전략 짜기 등이 포함되어야 한다. 하나씩 살펴보자.

성공방정식1. 다양한 사람들의 욕구에 균형을 맞추어라
개인인생의 방향설정이든, 조직의 방향설정이든 방향설정은 리더개인의 갈증에서 출발해야 한다. 이 갈증이 담긴 절실함이 극에 달해야 사람들은 방향을 찾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조직의 구조 및 인적자원이 아무리 좋다고 하더라도 리더 개인이 고민해보지 않고, 갈증을 느껴보지 않고, 그리고 절실함이 없는 부분에서는 절대 올바른 방향을 찾을 수 없다. 그러므로 방향설정은 리더개인의 내면의 욕구(Desire)에서 출발해야 한다.
조직의 방향설정은 여기에서만 머물러서는 안된다. 방향설정을 고민하는 리더는 고객의 갈증과 절실함을 느끼고 볼 수 있는 공감능력을 발휘해야 한다. 고객의 물리적 필요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정서적이고 영적인 욕구에까지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직원들의 숨은 욕구도 귀담아 듣는 쌍방향적인 과정으로 풀어내야 한다. 리더가 하고 싶은 일, 리더가 생각하기에 돈이 될만한 일을 일방적으로 통보하는 식이 아니다. 직원들과 머리를 맞대고 우리가 하고 싶은 일, 그리고 우리의 성과를 높일 수 있는 일을 찾아보아야 한다.
이는 마치 리더의 멋진 프리젠테이션 과정에 비유할 수 있다. 방향설정이라는 프리젠테이션을 시작하기 전에 리더는 먼저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갈증과 절실함을 점검하고 이 방향으로 가야하는 이유에 대한 분명한 자신감을 갖고 있어야 한다. 그런 다음 리더는 프리젠테이션을 할 때는 고객, 주주, 그리고 직원 개개인을 보며 한 사람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고, 몸을 그를 향해 100% 정면으로 바라보고, 이야기하고 질문하고 대화를 나누어야 한다. 중요한 것은 100% 신체의 방향을 그에게 맞추어야 한다. 귀만, 눈만, 혹은 얼굴만 듣는 척 하지 말고 100% 신체의 방향을 얼라이먼트해야 한다. 몸 전체가 가야 마음도 가는 법이다.

성공방정식2. 비전은 숫자로 말하라
리더의 갈증과 조직 이해당사자들의 다양한 욕구가 하나로 합의된 방향을 비전(Vision)의 기초 안이라 할 수 있다. 합의된 방향이 온전한 비전이 되기 위해서는 숫자를 덧입혀 생명력을 불어넣어야 한다. 조직의 비전은 합의된 방향성만으로는 부족하다. 조직구성원 어느 누구라 하더라도 이를 1분 내에 설명할 수 있는 구체적이고 명확한 그림으로 표현되어 있어야 한다. 그리고 생생해야 한다. 그 그림만 보면 가슴이 뛰고 자다가도 벌떡 일어날 수 있는 확실함이 있어야 한다. 그 구체성, 명확성, 생생함, 그리고 확실함은 모두 숫자로 이어진다.
한국의 리더십 교육 및 컨설팅 부분의 선두주자인 한국리더십센터의 비전은 “5-5, 10-10”이다. 풀어 해석을 하자면 이렇다. “2005년까지 대한민국 국민 5%에게, 2010년까지 한국리더십센터의 교육 프로그램과 플래너를 알린다.”어디 이 조직 뿐이겠는가? 성공하는 조직의 리더는 비전을 숫자로 말한다는 사실을 잊지 마라. 이 회사의 김경섭 대표는 비전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내기도 건다. “입사한 지 한 달 이상된 직원에게 우리 회사의 사명이나 비전을 물어보세요. 대답하지 못하면 제가 10만원을 드립니다.”그의 내기 내용도 도발적이며 재미있지만, 10만원이라고 콕 찍어 말하는 그의 말에서 경영노하우를 엿볼 수 있다.

성공방정식3. 전략은 뒤집어라
방향설정 과정을 합의된 비전으로만 알고 있다면 이는 큰 착오다. 방향설정에는 전략(Strategy)이 반드시 포함되어야 한다. 전략이 없는 방향설정 및 비전은 사상누각에 지나지 않는다. 비전을 달성하기 위한 가장 좋은 전략은 독특한 자기 자신이 되는 것이다. 월마트의 창업자 샘의 말을 들어보자. “사람들이 흔히 던지는 충고는 무시하라. 모든 사람이 한 방향으로 행동한다면, 당신은 그와 정반대 방향을 선택함으로써 당신만의 기회를 만들어낼 수 있다. 이때 당신이 잘못된 선택을 했다며 같은 길로 가자고 부추기는 사람들을 당당히 거스를 각오를 해야 한다. 예를 들면 인구 5만 명도 되지 않는 도시에서는 할인점이 오래 버텨내지 못할 거라는 말들 말이다.” 무조건 다른 사람과 반대로 하라는 말이 아니다. 자기 자신이 되고자 하는데, 다른 사람들의 말에 끌려 다니지 말라는 말이다.
올림픽 조직위원회의 TV 사례도 마찬가지다. 1970년대까지만 해도 올림픽 조직위원회는 텔레비전 방송을 꺼렸다. 텔레비전을 통해 모두 보여준다면 실제로 보러 오는 관중이 줄어들 것이라는 생각에서였다. 하지만 TV의 본산지 미국 LA 올림픽이 열린 1984년 올림픽 때에는 전략을 바꾸었다. 텔레비전 쇼를 겸비한 올림픽은 2억 1천 5백만 달러라는 역대 최대의 수익을 올리는 기염을 토했다. 가장 미국다운 올림픽이라는 비전을 위해 전략도 바꾼 것이다. 그러므로 비전을 달성하는 방법론인 전략은 얼마만큼 자기 자신이 되느냐에 달려 있다. 이제 당신 차례다. 당신의 비전에는 어떤 숫자가 포함되어 있는가? 그리고 이를 이루기 위한 가장 당신다운 전략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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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직장인코칭전문가 정연식의 MVP입니다.
Mission : 직장인 한 사람의 행복한 성공을 돕기 위해 직장 및 가정 생활의 지혜를 상담하고, 교육하고, 기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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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서 : 꿈을 이루어주는 세 개의 열쇠, 자기중심의 인생경영, 직장인 프로 vs 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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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남해화학 사보에 기고한 칼럼입니다. 개인적인 용도는 가능하나 상업적 용도로 다른 매체에 기재하는 것은 허락되지 않습니다.

Posted by 사랑과지혜의시소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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