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인 민화 “벌거벗은 소녀” 이야기
혹독한 추위와 굶주림에 떨면서 '진실'이라는 이름의 가녀린 소녀가 마을 안으로 들어섰다. 그러나 가혹하게도 마을 사람들은 소녀를 가차없이 문전박대 하는 것이었다. 마을 사람들은 벌거벗은 소녀의 모습에 놀랐던 것이다. 때마침 지나가던 '우화'라는 이름의 소년이 버려진 소녀를 발견했을 때, 소녀는 주린 배를 웅크리고 앉아 있었다. ‘진실’이라는 소녀를 불쌍하게 여긴 ‘우화’라는 소년은 그녀를 일으켜 세워 자신의 집으로 데리고 갔다. 소년은 방안을 따듯하게 데워 소녀의 얼어붙은 몸을 녹여주었고, 따뜻한 식사를 마련해 주었다. 그런 다음, 소녀의 몸 위에 ‘이야기’라는 황금빛 망토를 입혀 다시 마을로 돌려보냈다. ‘이야기’라는 망토를 걸친 ‘진실’은 다시 마을의 집 문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놀랍게도 이번에는 기꺼이 집안으로 초대되었다. 마을 사람들은 소녀에게 식사를 대접했고, 따뜻한 화롯불도 쬐어 주었다.

벌거벗은 설득 vs 황금빛 망토를 입은 설득
우리 주변에는 벌거벗은 소녀의 설득이 많다. 가장 흔히 접할 수 있는 설득 사례 중 하나는 흡연광고일 것이다. 만약 보건복지부 관계자가 다음과 같이 말한다면 그의 설득은 얼마나 영향력이 있을까? "흡연하는 배우자를 가진 사람은 폐암 발생률이 30%, 심장병 발생률이 40%가 더 높으며, 부모가 흡연하는 가정의 어린이는 천식, 중이염 등의 발현율이 6배나 더 높다. 담배를 피우는 배우자와 같이 살고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 건강상의 피해를 받고 있는가 하는 연구들도 많이 이루어졌는데, 흡연하는 배우자를 가진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폐암 발생률이 30%, 심장병 발생률은 40%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 이외에도 여러 가지 사소한 잔병의 발병률도 더 높다. 그러므로 어린이들이 간접흡연을 하지 않도록 어른들이 먼저 금연을 해야 한다.“
이번에는 벌거벗은 소녀에게 이야기라는 황금빛 망토를 입혀보자. 이런 식은 어떨까? ”‘엄마, 미안해요. 나는 엄마의 사랑을 연기로 태워 버리고 말았어.’ 어머니 품에 안긴 딸의 귀에서 검붉은 니코틴 액이 흘러나온다. 어머니는 슬픈 표정으로 죽음을 앞둔 딸을 애처롭게 쓰다듬는다. 곧이어 찢어지는 듯한 소리와 함께 ‘흡연, 세상과 이별하는 행위’라는 카피로 마무리된다.“ 단순한 이야기에 당신은 얼마나 흡연에 대한 태도가 바뀌었는지? 이 황금빛 망토를 입은 15초 짜리 ‘이별’ 광고는 보건복지부가 최근 금연 캠페인의 하나로 제작한 것이다. 광고방송 이후에는 흡연율도 유례없이 큰 폭으로 떨어져 금연을 이끄는 일등공신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한다. ‘이별’ 편에서 흡연자들의 눈과 코, 귀에서 흘러내리는 섬뜩한 니코틴 액은 ‘금연’이라는 말은 한마디 없이 금연을 주장하기에 상당한 설득력이 있는 것 같지 않는가? 그래서 설득 심리학자들은 ”설득에서는 사례를 통한 이야기가 통계 자료를 이긴다.“라고 잘라 말한다.

황금빛 망토를 입는 방법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벌거벗은 우리의 생각에 황금빛 망토를 입힐 수 있을까? 이제 그 노하우를 익혀보자. 그리고 내 것으로 만들어보자.

1. 논리보다는 감성을, 통계보다는 사례로 말하라.
예일대학교의 호프렌드(Hovland) 교수와 그의 제자들은 논리적인 설득과 감성적 설득, 그리고 통계를 통한 설득과 사례를 통한 설득의 효과를 비교했다. 그 결과 이들은 논리적 설득보다는 감성적 설득이 그리고 통계를 통한 설득보다는 사례를 통한 설득이 보다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결론지었다. ‘나를 설득하려고 하는 저 사람은 도대체 누구인가? 그리고 저 사람은 왜 이곳에 있는가?’ 이런 의문들을 풀지 않는 이상, 우리들은 설득자의 논리 즉 통계나 논리에 대하여 무관심해진다. 아니 오히려 반감만 가지게 된다. 사람들은 자신의 판단에 누군가가 개입하는 걸 싫어한다. 상대방이 스스로 결정을 내릴 수 있게 그저 도와준다고만 생각하. 그 도움이 바로 이야기라는 사실을 잊지 말고.

2. 1차원이 아니라 2차원으로 말하라.
업무 중에 부지런을 떨지 못하고 채팅이나 전화 등으로 시간을 낭비하는 직원에게 “부지런해라.”라고 말하는 것은 1차원적이다. 1차원의 설득은 너무 단순해서 벌거벗은 듯한 느낌이 든다. 이 1차원의 주장에 이야기라는 2차원적 망토를 입혀라. 그래서 그에게 개미와 베짱이 이야기 같은 이야기를 들려주라. 그리하여 그로 하여금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주라. 이야기는 2차원 이상이기에 생각거리를 준다. 논리나 통계로 그를 변화시키려는 의도로 이야기하지 말라. “상사나 부하나 혹은 배우자나 자식이나 다른 사람은 절대 변하지 않는다. 내가 바뀌지 않는 이상 다른 사람은 절대로 변하지 않는다.” 이것이 지혜로운 선인들의 경험담이 아닌가? 단지 그가 선택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라. 당신이 할 일은 여기까지이다. 그 다음은 그가 정한다.

3. 밀지 말고 끌어당겨라.
이야기로 문을 두드리면 상대방의 반응이 온다. 이 때 너무 세게 밀어붙이지 말라. 오히려 천천히 끌어 당겨야 한다. 이것은 안에서 사람이 나오는 듯한 느낌이 들 때 다가서는 것이 아니라 한 걸음 더 뒤로 물러나 주는 기술이다. 이 뒷걸음질은 상대방이 나에게 한 걸음 더 나아올 수 있도록 그를 끌어당기는 효과가 있다. 이것이 설득의 마지막 한 방이요, 마지막 2% 의심을 덜어주고 100% 확신을 심어주는 마지막 기술이다. 요즘 사람들은 자기가 하고 싶어 하는 말을 하기 위해 너무나 무례하게 사무실로 찾아온다. 때로는 집까지 발을 마구 들이밀어 댄다. 너무 밀어대면 역효과가 난다. 오히려 나를 초대하도록 한 걸음 뒤로 물러나 주어라. 그리고 이야기를 하라. 그러면 사람들은 오히려 당신을 집으로 들어오라고 한다. 그 다음은? 설득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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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직장인코칭전문가 정연식의 MVP입니다.
Mission : 직장인 한 사람의 행복한 성공을 돕기 위해 직장 및 가정 생활의 지혜를 상담하고, 교육하고, 기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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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ject : 매일 새벽 5시에 일어나, 매월 10권 이상의 책을 읽고, 매년 10명 이상의 키맨을 만난다.

저서 : 꿈을 이루어주는 세 개의 열쇠, 자기중심의 인생경영, 직장인 프로 vs 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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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동양그룹 사보에 기고한 칼럼입니다. 개인적인 용도는 가능하나 상업적 용도로 다른 매체에 기재하는 것은 허락되지 않습니다.

Posted by 사랑과지혜의시소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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