링컨의 대화법

미국 일리노이 주 스프링필드에는 두 사람의 동상이 나란히 세워져 있다. 하나는 링컨 (Abraham Lincoln)의 동상이고 또 다른 하나는 링컨의 라이벌이었던 더글러스(Steven A. Douglas)의 것이다. 매번 그랬지만, 두 사람이 이번에는 상원의원 선거에서 맞붙었다. 합동 선거 유세를 하던 날이었다.

더글라스 : "링컨 후보는 그가 전에 경영하던 상점에서 팔아서는 안 될 술을 팔았습니다. 이것은 분명히 법을 어긴 일이고, 이렇게 법을 어긴 사람이 대통령에 당선된다면 이 나라의 법과 질서를 어떻게 바로잡을 수 있겠습니까? 그러므로 링컨은 상원의원이 되어서는 절대 안 될 사람입니다."
링    컨 : “예, 그렇습니다. 더글러스 후보가 말한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제가 그 상점을 경영하던 당시 더글러스 후보는 저의 가게에서 가장 술을 많이 사 먹은 최고의 고객이었습니다. 그리고 더 확실한 사실은 저는 이미 술 파는 계산대를 떠난 지가 오래되었지만 더글러스 후보는 여전히 그 상점의 충실한 고객으로 남아 있다는 것입니다.”
더글라스 : “여러분, 그렇지 않습니다. 링컨은 말만 그럴 듯하게 하는, 두 얼굴을 가진 이중인격자입니다. 그의 말에는 신뢰할만한 증거가 하나도 없습니다.”
링    컨 : “더글러스 후보가 저를 두고 두 얼굴을 가진 사나이로 몰아세우고 있군요. 좋습니다! 그의 말이 사실이라면 여러분께서 잘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만일 제가 두 얼굴을 가진 사나이라면, 오늘같이 중요한 날, 왜 제가 이렇게 못생긴 얼굴을 가지고 나왔겠습니까?”

비록 명성 부족으로 상원의원 선거에서 링컨은 낙방하긴 했지만, 그의 대화법은 사람들에게 신선함을 안겨주었고, 그 다음 번 대통령 선거에서 링컨은 더글러스 후배를 물리치고 대통령에 당선되는 영광을 얻게 되었다. 세계사에서 대화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예가 어디 이뿐이겠는가? 멀리 갈 것도 없다. 우리 직장인들의 삶도 링컨 대통령만큼이나 치열하다. 이 치열한 직장인의 삶의 두 현장, 영업과 관리, 이 두 영역에서 우리는 어떻게 성공적인 삶을 이룰 수 있을까? 해답은 대화의 언저리에 있다. 정치든, 봉사활동이든, 사업이든 어떤 영역에서든 사람을 얻는 자는 세상을 얻기 때문이다.

 

1. 영업에서의 대화의 중요성
모든 직장인들에게는 특히, 영업 사원들은 2년차 징크스가 있다. 신입사원 시절에는 하늘을 찌를 듯한 실적이 2년차만 되면 너나 할 것 없이 모두 실적이 뚝뚝 떨어진다. 그 이유 중 하나는 대화의 부족 때문이다. 신입사원 시절에는 제대로 배우기 위해 묻고, 조금 더 알기 위해 사소한 것이라도 물어 볼 수 있었다. 하지만 2년차만 되면 질문이 입 밖으로 잘 나오지 않는다. 커피 한 잔 하자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해보지만 핵심을 찌르는 대화를 하기란 참 쉽지 않다. 그러므로 영업의 정의를 바꾸라. “영업이란 고객의 니즈에 맞추기 위한 대화의 과정이다.” 고객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질문하고, 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전문가들을 만나 이야기를 듣고, 사내 관련 부서 사람들을 설득하는 일련의 대화의 과정이 바로 영업이다. 이런 의미에서 뛰어난 영업사원들은 모두 대화의 달인이다.

 

2. 관리에서의 대화의 중요성
누구나 한 번씩은 겪어 보았을 회장(혹은 사장)의 연두순시. 현장방문을 한답시고 연례적으로 지방 공장이나 사업장을 찾지만, 그 행사를 마치고 난 뒤 직원들은 이렇게 말한다. “도대체 왜 온 거야?” 하지만, 세계 기업 경영자들이 가장 존경하는 GE의 회장 잭 웰치, 그리고 세계 제 1의 기업 월마트의 경영자 샘 월튼, 가치혁신을 통해 고객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사우스웨스트항공의 허브 켈러허 사장의 현장방문은 우리네들과 사뭇 다르다. 이들은 직원들과 더 많은 대화를 하기 위해 수시로 ‘현장순회관리(MBWA, Management By Walking Around)’를 한다. 이들은 플라스틱 연구원, 수하물 운반직원, 그리고 기념품 판매점 직원과 대화하기 위해 시도 때도 없이 현장에 나타난다. 이것이 1등 기업의 비밀이다. 그러므로 나는 이렇게 결론 내리고 싶다. 1등 기업에는 살아 있는 현장의 대화가 있고, 2등 기업에는 어떠한 대화도 없다.

 

JOY 대화법
대화에도 원칙이 있을까? 그렇다. 굉장히 많다. JOY 대화법을 하나 소개하고자 한다. JOY는 “Joy First! Other Second! You Last!”의 영어 첫 글자를 따서 만든 말인데, 이 원칙을 따라 대화를 나누면 기쁨(JOY)을 얻을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한다.

 

1. Joy First! 먼저 기쁨을 함께 나누어라!
김 과장 : “날도 더운데, 제가 유머 하나 할까요? 가장 역사가 짧은 한자성어는?”
이 팀장 : “글쎄...”
김 과장 : “정답은 노발대발! 그러면, 이 말의 뜻은?”
이 팀장 : “뭐, 엄청 화난다 그런 말 아닌가?”
김 과장 : “그렇게 시시한 거면 제가 문제를 냈겠습니까? 너무 썰렁하잖아요!”
이 팀장 : “아 미안해....”
김 과장 : “노발대발은 ‘노씨가 발끈하면 대학이 발끈한다.’라는 말입니다.”
이 팀장 : (박장대소하며) “우와... 웃긴다.”
김 과장 : “2005년 7월에 만들어진 것이래요. 어때요? 재밌죠?”

말 꽤나 한다는 대화꾼들은 간단한 대화 즉 Small Talk를 잘 한다. 요즘 날씨가 어떻다는 시시콜콜한 이야기들이다. 이 Small Talk의 목적은 상대방의 입을 여는 것이다. 일단 입이 열려야 마음이 열릴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위의 대화에서 보았듯이, 상대방의 입을 열게 하는 가장 탁월한 Small Talk 중 하나는 유머다. 그러므로, 대화의 처음부터 너무 진지해지지 말라. 처음에는 상대방을 입을 여는 것만으로도 성공이다.

 

2. Other Second! 상대방의 이야기를 먼저 들어라!
강  사 : “미국의 어떤 잡지가 “누가 천국에 들어갈까요?” 라는 질문을 했습니다. 테레사 수녀가 91%로 일등을 차지했고, 힐러리 클린턴이 55%, 빌 클린턴이 45% 였습니다. 그리고 무죄 석방된 오제이 심슨이 22%를 기록했지요. 그런데 이 조사에서 놀랍게도 97%로 테레사 수녀를 앞지른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 사람은 누구일까요?”
교육생 : “글쎄...”
강  사 : “정답은 질문을 받은 바로 그 사람들 자신입니다.”

강사가 말하고자 하는 이야기의 핵심은 “나는 테레사 수녀보다 소중하다.”는 것이다. 이를 대화법에 적용하면, 입을 연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상대방에게 말할 기회를 주라는 것이다. 대화는 듣기와 말하기로 이루어지는데, 듣기와 말하기가 각각 50%로 똑같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 세상의 모든 것이 불공평한 80/20 법칙을 따르듯이, 대화에서도 듣기는 80% 이상의 중요성을 가진다. 그러므로 귀로만 들지 마라. 눈맞추기(Eye Contact)를 통해 눈으로도 듣고, 진심으로 듣기 위해 질문도 하면서 입으로도 듣고, 진정으로 이해하기 위해 가슴으로도 들어라. 이 과정이 다 끝나고 나면 자연스럽게 당신에게 말할 기회가 온다.

 

3. You Last! 당신의 이야기는 나중에 하라!
그러면, 어떻게 말할 것인가? 말의 시작은 이야기 기법(Story Telling)이 좋다. 말하고자 하는 핵심이 잘 드러나도록 이야기 하나를 준비하라. 그리고는 “내가 이야기 하나 해줄까?”라고 가볍게 시작하라. 만약, 너무 강하게만 밀어붙이는 후배가 있다면 아래의 이솝우화를 하나 해주면 어떨까?

어느 날 바람과 태양이 누가 더 힘이 센지 내기를 했다. 먼저 바람이 나섰다. 강한 바람으로 나그네의 외투를 벗기려고 했다. 하지만 바람이 강해지면 강해질수록 나그네는 외투가 벗겨지지 않도록 옷을 단단히 붙잡았다. 이번에는 태양의 차례였다. 태양은 ‘따뜻한 햇살’을 나그네에게 비추었다. 그러자 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나그네는 입고 있던 겉옷을 스스로 벗었다.

그리고는 “내가 무슨 이야기를 하려고 하는 지 알겠지?”라고 물어라. 물론 필요에 따라 숫자, 도표, 그리고 그림 등으로 논리적인 이야기를 더 할 수 있다. 하지만 처음부터 숫자나 도표를 언급하는 그런 실수는 하지 마라. 모든 것이 그렇듯이, 대화법에도 순서가 있게 마련이다.

Posted by 사랑과지혜의시소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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