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니실린을 발견하여 1945년 노벨의학상을 수상한 알렉산더 플레밍(Alexander Fleming)의 연구실은 매우 열악하고 협소했다. 창문의 유리창은 깨져서 바람과 먼지가 들어왔다. 그는 이 연구실에서 곰팡이에 대한 연구에 몰두했다. 어느 날 그는 깨진 창문을 통해 날아온 곰팡이 포자를 현미경으로 관찰한 후 중요한 사실을 발견했다. 그 곰팡이에 페니실린의 원료가 숨어 있었던 것이다. 그는 그 곰팡이균을 가지고 페니실린을 만들었다. 몇 년 후 한 친구가 플레밍의 연구실을 방문하고는 깜짝 놀랐다. “이렇게 형편없는 연구실에서 페니실린을 만들다니. 만약 자네에게 좋은 환경이 주어졌다면 더 엄청난 발견들을 했을 텐데.”하며 그의 넉넉하지 않은 연구환경을 안타까워했다. 그러자 플레밍은 빙그레 웃으면서 이렇게 대답했다. “이 열악한 연구실이 페니실린을 발견하게 해주었다네. 창문 틈으로 날아온 먼지가 바로 페니실린의 재료가 되었다네. 중요한 것은 연구환경이 아니라 강한 의지라네.”

알렉산더 플래밍의 이야기를 사자한자로 정리하자면 견인불발(堅忍不拔)이다. 堅(굳을 견) 忍(참을 인) 不(아닐 불) 拔(뺄 발) 즉 '굳게 참아 발을 빼지 않는다'는 의미에서 '굳게 참고 버티어, 마음이 흔들리거나 뜻을 빼앗기지 아니하는' 굳은 의지를 말한다. 이 말은 蘇軾(소식)의 『晁錯論(조조론)』에 나오는 이야기다. 소식(蘇軾)은 조조론(晁錯論)에서 조조가 오초칠국(吳楚七國)의 반란을 초래했으면서도 그것을 몸을 던져 막으려 하지 않고 자기자신의 안전만을 도모하다가 오히려 자신을 해치는 결과를 초래하였다고 통렬히 비판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古之立大事者, 不惟有超世之才, 亦必有堅忍不拔之志.(고지입대사자, 불유유초세지재, 역필유견인불발지지)” 해석하면 “옛날 큰 일을 해 낸 사람은 남다른 재주가 있었을 뿐 아니라, 굳은 의지를 또한 지니고 있었다."라는 말이다.

그렇다. 뛰어난 재주와 견인불발의 피나는 노력은 사람이 큰 일을 해 나가는 데 있어서 꼭 있어야 할 두 가지 요소다. 그런데 사람이 타고난 재주는 저마다 다르다. 물론, 김연아 선수처럼 주변 사람들의 추천이나 전문가의 권유로 일찍부터 뛰어난 재주를 알고 이를 계발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대부분의 평범한 삶을 사는 우리들은 자기가 어떤 재주를 타고 났는지 알기도 쉽지 않다. 이런 이유로 일찍부터 자신의 뛰어난 재주를 발견하고 계발한 자들은 분명히 행운아임에 틀림없다.

그렇다고 그들이 누리는 행운을 보통 사람들인 우리들이 누리지 못한다는 그런 못된 법칙은 없다. 하지만 행운이란 것이 평범한 모든 사람들에게 저절로 찾아오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나는 행운을 이렇게 정의한다. 행운이란 최선을 다한 자에게 주어지는 신의 선물이다. 당신도 비범한 행운을 누리고 싶다면, 최선을 다하고, 신의 선물을 기다려라. “구하라, 그리하면 주실 것이요, 두드리라 그리하면 열릴 것이다.”라는 성경의 문장은 구하는 것과 두드리는 즉 최선을 다하여 피나는 노력을 기울이는 견인불발의 연속성에서 이해할 수 있는 말이다. 평범한 여직원이 외국계 기업의 임원에까지 올랐다면 그녀의 견인불발은 어느 정도일까? 나의 마음 한 켠에 항상 자리잡고 있는 다음 이야기를 읽어보라.

외국계 회사에서 늘 여성 최초란 말을 몰고 다니며 임원을 했던 여직원이 있었다. 그녀를 임원 자리에 오르게 한 것은 신출귀몰한 경영 전략이나 카리스마적 리더십이 아니었다. 그것은 정성스런 복사 실력이었다. “부산의 지방대학을 졸업하고 상경해 제가 맡은 일이 복사였어요. 그때만 해도 사무실에 대형 복사기가 귀할 때였습니다. 저는 복사할 때 종이를 대는 판, 덮는 뚜껑을 모두 약품과 걸레로 깨끗이 닦고 종이를 정확히 제자리에 배치한 뒤 복사를 했어요. 혹시라도 복사하면서 나오는 검은 점 등 잡티를 없애기 위해서였지요. 그리고 스테이플러도 정확히 일정한 위치에 찍었지요. 언제부터인가 사람들이 복사 서류만 보고도 제가 한 것인 줄 알아보더군요. 하루는 사장님께 낼 결재 서류를 복사하란 지시를 받았어요. 퇴근 시간이 지나서 복사를 하는데 양이 많아서인지 그만 복사기가 고장이 났지 뭡니까. 비상 연락망을 가동해 퇴근한 복사기 회사 직원을 수소문, 협박 반 애걸복걸 반 심야 수리를 부탁해 결국 새벽 3시 무렵에야 겨우 복사를 마칠 수 있었습니다.” 이것이 소문이 나면서 사장님 귀에 들어갔고, 사장은 “복사를 이처럼 정성스럽게 책임 있게 하는 직원이라면 무엇을 맡겨도 잘할 것”이란 신뢰를 표하며 그녀에게 가고 싶은 부서를 물어 배치해주었고 그 결과 그녀는 임원까지 될 수 있었다.

복사로 임원이 된 여직원의 이야기는 처음 세웠던 계획을 흔들리지 말고 견인불발의 자세로 실천해간다면 평범한 우리들에게도 신의 선물인 행운은 따라온다는 것을 말해준다. 올해도 어김없이 연말이 다가오고 있다. 몇 개월 남지 않은 2010년 올해도 잘 마무리하고 싶은가? 견인불발의 자세로 연초에 세운 계획들에 그저 일상의 누적을 더해보자. 지루하고, 따분하고, 사소한 하루라는 일상의 누적을 견인불발로 돌파해보자. 위대함은 일상의 누적으로 이루어지지 않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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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직장인코칭전문가 정연식의 MVP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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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한국석유관리원 사보에 기고한 칼럼입니다. 개인적인 용도는 가능하나 상업적 용도로 다른 매체에 기재하는 것은 허락되지 않습니다.


Posted by 사랑과지혜의시소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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