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중반의 경력 경로 이야기
“기술 관련 업무만 계속 해왔습니다. 이 직무를 계속하는 것이 좋을지 아니면 다른 분야에 대한 도전도 병행해야 할까요?”라며 그는 말문을 열었다. 그는 서울소재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하고 시스템 운용과 투자 관련 업무를 7년째 해오고 있었다. 나는 그의 말을 듣고 가로선을 하나 쭉 그었다. 가로선의 왼쪽 부분에는 그가 태어난 해, 입사 년도, 그리고 올해의 숫자를 적었다. 그리고 오른쪽 부분에는 예상 퇴직 년도와 은퇴 년도를 적었다.
그는 30대 중반이다. 퇴직 시점은 약 50대 초반, 은퇴 시점은 60대 중반 정도로 예상했다. 퇴직까지 약 15년, 퇴직 후 은퇴까지도 약 15년 정도 총 30년 정도의 시간을 가정했다. 퇴직 시점에는 어떤 모습으로 퇴직하고 싶은지 물었다. 그는 “전문성을 갖고 있으면 좋겠습니다. 퇴직 이후에도 내 일이라는 무언가가 있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대답했다. 나는 한 단계 더 구체화 시켜서 생각해보라고 했다. 그는 “임원이 되면 좋겠지만 기술 전문가가 되어 있을 것 같습니다.”라고 했다. 퇴직 후에는 어떤 일을 하고 있을 지 물었다. 그는 기술영업을 하는 사람이면 족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기술 관련 업무가 아닌 다른 직무로 마케팅과 인사 및 조직 관련 업무를 염두에 두고 있었다. 그는 앞으로 남은 기간 동안 시스템 투자 및 구매 관련 업무를 5년, B2B 영업을 5년, 인사관리 및 조직디자인을 5년 정도 해보고 싶다고 했다. 이런 경력 경로를 밟는다면 어떤 모습으로 퇴직할 수 있을 수를 물었다. 임원이 그려지지만 현실적 가능성은 별로 없을 것이라고 스스로 그 목표를 포기했다. 그리고는 전문가의 길을 가야 할 것 같다고 말 끝을 흐렸다. 기술 전문가가 되기 위해 기술사, MBA와 박사, 그리고 경력 10년 이상의 엔지니어링 경험 등을 고려해야 하는데, 갈 길이 멀다 했다.
“임원이 아니라 전문가를 목표로 한다면 인사 및 조직 업무는 필요 없지 않을까?”라는 나의 질문에 그는 “아, 그렇구나. 맞습니다. 제가 아직 생각이 거기까지 해보지 못했습니다.”라고 당황하며 했다. 당황하지 않아도 된다고 그를 안심시키며, 지금 생각해보면 된다고 격려했다. 그는 기술과 영업 두 가지 정도로 커리어를 가지고 가는 것이 좋겠다고 했다. 기술을 전공으로 가지고 가고, 마케팅이나 영업을 부전공으로 하여 퇴직 후에도 기술영업을 고려해보는 것은 괜찮은 생각이라고 나는 그를 격려했다. 기술과 영업에 인사까지 더하면 좋겠다는 생각은 자신의 욕심이었다고 생각을 정리했다. 한 가지 욕심을 버리니 다소 마음이 홀가분해진다며 고마워했다.
“지금의 계획대로 되지 않을 수 있어요. 우리 인간의 계획대로 되지 않는 것이 인생이잖아요. 지금 우리가 세운 목표를 참조만 하세요. 현실이라는 기회가 오는 대로 최선을 다해 그 기회를 잡아야 합니다. 목표를 참조하되 현실의 기회를 잡는 자가 결국 마지막에 웃는 자가 됩니다.” 나는 그에게 마지막 조언을 하며 상담실을 나서는 그를 격려했다.

위의 이야기는 일의 연속적인 발자국인 경력 경로(Career Path)가 어떠해야 할 지 우리로 한 번 더 생각해보도록 한다. 경렬 경로 설계를 하거나 점검을 위해서는 다음과 같이 세 가지 질문에 스스로 답할 수 있어야 한다. 하나씩 살펴보자.

1. 사내 경력목표(Organizational Career goal)에 맞는가?
경력 경로는 사내 경력목표(Organizational Career goal)를 이루는 과정이다. 사내 경력목표는 임원이나 전문가로 양분될 수 있다. 전문가를 염두에 두고 있다면 경력 경로는 다소 단순하고 일직선에 가까워야 하고, 임원을 염두에 두고 있다면 전문가보다는 다소 복잡하고 폭넓은 경로를 거쳐야 한다. 위의 사례에서 그는 전문가를 염두에 두고 있었기에 기술과 영업 두 가지의 경로를 선택했지만, 그가 임원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면 인사 및 조직 분야도 반드시 경험해야 할 것이다. 이렇듯 경력 경로는 사내 경력목표에 맞추어 설계되어야 한다. 그대의 경력 경로는 어떤가? 경력 경로를 계획하라. 무계획은 실패를 계획하는 것이다. 계획이 기본이다.

2. 인생 경력목표(Life Career goal)를 반영하는가?
경력 경로는 사내 경력목표만을 염두에 두어서는 안된다. 퇴직과 은퇴 사이의 라이프 관점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이 고려대상을 나는 인생 경력목표(Life Career goal)라 부른다. 위의 이야기에서 기술영업을 고려하고 있는 그에게 인사 및 조직 관련 업무는 부합하지 않기에 그는 스스로 그 길을 포기했다. 그대의 경력 경로는 어떤가? 퇴직 이후 그대의 인생 경력목표는 설정되었는가? 그리고 그 가고자 하는 길은 그 인생 경력목표를 반영하고 있는가? 사내 경력목표만으로는 방향성이 너무 단기적이고 짧다. 우리의 인생은 보다 장기적이고 길게 설계될 필요가 있다. 인생 100세 시대를 살아야 하는 우리는 단기적 계획을 넘어 장기적 계획을 가지고 시작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3. 경력 경로 과정에서는 선택과 집중을 하고 있는가?
커리어 관리도 경영이다. 내가 아는 경영의 기본은 선택과 집중이다. 우리는 100세 인생을 살아야 하지만 그 100년은 어떤 한 가지를 이루기 위한 시간으로서는 너무 짧다. 그렇기에 성공적인 인생을 산 사람들은 한 가지 일을 선택하고 집중한다. 반대로 실패하는 인생을 산 사람들은 이것 저것 해보다가 결국 아무것도 이루어내지 못한다. 하나를 선택하는 것은 용기를 필요로 한다. 그 하나를 제외하고 나머지는 포기한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비빌 언덕이 될만한 모든 것을 버리고 단 하나에 목숨을 걸어야 우리는 사내 및 인생 경력목표를 이룰까 말까 한다. 그대의 경력 경로는 어떤가? 그대는 무엇을 버리고 포기했는가? 그리고 무엇 하나를 선택하고 집중하고 있는가? 단 한 가지를 위해 그대가 가진 시간과 자원, 돈과 인맥, 그리고 지식과 에너지를 모두 올인하는 것, 그것이 경력 경로의 과정에서 우리가 취할 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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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직장인코칭전문가 정연식의 MVP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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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서 : 꿈을 이루어주는 세 개의 열쇠, 자기중심의 인생경영, 직장인 프로 vs 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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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한국능률협회컨설팅 잡지인 혁신리더에 기고한 칼럼입니다. 개인적인 용도는 가능하나 상업적 용도로 다른 매체에 기재하는 것은 허락되지 않습니다.


 

Posted by 사랑과지혜의시소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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